홍콩 당국이 26일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28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하며, 29일부터 사흘간 공식 애도 기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지역은 홍콩 북부 타이포의 32층짜리 아파트 복합단지 '웡 푹 코트'로, 이번 화재는 43시간 동안 지속됐다. 현재 확인된 부상자는 79명이며, 실종자는 약 200명에 달한다.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실종자 중 추가적인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화재 참사는 1948년 176명이 숨진 사고 이후로 최대 인명 피해를 초래한 사건으로, 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화재의 원인과 경고 시스템 부재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화재 발생 직후 당국은 '불길이 몇 분 만에 확산된 이유'와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느끼고 있다.
당국의 초기 조사에 따르면, 불이 발생한 주된 원인은 건물 외벽을 둘러싼 가연성 스티로폼 패널로 추정된다. 크리스 탕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장은 저층 외부의 그물망에서 시작된 불길이 스티로폼을 타고 빠르게 위로 번졌고, 이로 인해 여러 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온으로 인해 대나무 비계와 보호망도 불타면서 불길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사건 이후, 당국은 비계 및 그물망이 설치된 127개 건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2곳에서 문제가 발견돼 즉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첫날 공사 관계자 3명이 체포된 데 이어, 최근에는 추가로 8명을 더 검거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이후 홍콩 전역에서는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이 진행되었고, 조문소가 설치되었으며, 시민들의 애도를 받기 위한 조문록이 비치되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도 조문 메시지를 통해 애도를 표명했다. 홍콩 당국은 시민들에게 단결을 강조하며, 온라인상의 유언비어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