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관객의 제보로 빈대 출몰로 인해 상영관 일부를 한 달간 임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날(28일, 현지 시간)부터 상영관 4곳이 닫히고 전면적인 방역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비록 전시 공간이나 상영관 외의 구역은 정상 운영되지만, 프로그램 대부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빈대 출몰 소식은 최근 한 관람객이 “좌석 주변과 옷 위를 기어다니는 빈대를 직접 봤다”고 현지 신문 르파리지앵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특히, 유명 배우 시고니 위버가 진행한 마스터클래스 후 다수의 관객들이 빈대에 물렸다고 주장하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빈대 방제를 위해 좌석을 모두 분해하여 180도 고온 스팀으로 소독하고 탐지견을 활용하여 최종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카펫 또한 같은 방법으로 소독하여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빈대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잠자는 사이에 피를 빨아 불쾌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해충으로, 한번 퍼지면 방역이 매우 어려워 기피 대상 1순위로 꼽힌다. 안타깝게도 파리는 화려한 관광도시 이미지와 달리 위생 문제로 악명 높아, 지난 2017년에는 샹젤리제 근처의 내무부 간부 사무실에서도 쥐 출몰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에는 한 경찰서가 빈대와 벼룩의 출몰로 인해 민원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프랑스 주택부에 따르면 빈대는 1950년대 이후 거의 사라졌으나, 국제 여행객의 증가와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면서 최근 다시 확산하고 있다. 파리에서는 매년 수십만 건의 방역 작업이 이루어지며, 2018년에는 방역 건수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과거 파리 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벤자맹 그리보는 "100일 이내에 파리 시내의 빈대를 박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특히 2023년에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지하철, 기차, 버스뿐만 아니라 호텔과 영화관, 병원까지 빈대가 기승을 부리며 정부의 비상 방역 조치가 필요했다.
미국의 뉴욕 또한 빈대 문제로 인해 고급 아파트와 호텔,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폐쇄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상황은 빈대 피해가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 농업, 관광업 등 다양한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